정부에서는 한 해 급발진 의심 사고가 몇 건쯤 일어난다는 두루뭉술한 정보는 공개하지만, 구체적으로 사고 건별로 차종이 무엇이고 제작사는 어디인지 등 자세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급발진이란 세상에 없다는 입장이니 아무래도 사고의 신고 내역조차 민감한 정보일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뉴스타파 제작진은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실의 도움을 얻어 자료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구한 자료 전체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2000년 1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18년 동안 정부(국토교통부, 한국소비자원)에 신고된 급발진 의심 사고 신고 내역 약 1천여 건입니다.
이 자료들을 공개하는 이유는, 특정 차종에 급발진 의심 사고가 얼마나 일어나는지 알리는 것만으로도 급발진 현상에 대해 다시 한번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제작사가 좀 더 안전한 차를 제작하고, 급발진 의심 현상에 대해 좀 더 책임 있는 대처를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럼 이제 데이터 탐험을 떠나볼까요? 오늘 차쓸신잡에서는 1천여 건의 급발진 사고 기록에서 뽑아낼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몇 가지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단순하게 급발진 사고 건수가 많았던 차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많이 팔린 차라면 사고 횟수도 많을 테니까요. 그래서 먼저 10만 대당 발생 건수가 많은 제작사와 차종을 꼽아봤습니다.
3위까지 살펴봤고요, 현대차 그랜저(10만 대당 6.3건), 기아차 쏘렌토(10만 대당 5.0건)가 뒤를 이었습니다. 건수로 보자면 132건으로 가장 많은 쏘나타가 비율로 보니 3위입니다. 언론에 급발진 사고가 가장 많이 보도된 차종이 쏘나타인데, 보도량이 많았다고 해서 더 위험한 차라고 볼 수는 없겠죠?
다음은 지난 18년 간 급발진 의심 사고가 많이 일어난 자동차 제작사를 알아보겠습니다.
전통의 명차로 불리는 브랜드도 급발진 발생 건수에서는 국내차와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운전자에게 급발진은 공포 그 자체입니다. 급발진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한 번이라도 보고 나면 한동안 급발진을 막는 운전습관은 무엇일지 한참 고민하게 되죠. 하지만 구체적으로 급발진이 어떤 상황에서 일어났는지 살펴보면 개인이 사고 순간에 침착하게 대처하기는 힘들다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뒤이어 차쓸신잡 6편에서 급발진 사고 당시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6편으로 고고!